현지 시각으로 지난 2024년 8월 23일, 잭슨홀 (Jackson Hole) 미팅이 개최되었습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의 경제 및 통화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데요, 일 년 중 가장 더운 8월 말 경에 열립니다. 개최지인 잭슨홀은 미국 와이오밍 주에 위치한 유명한 휴양지이기도 하고요. 아래 사진은 2019년에 개최된 잭슨홀 미팅에서의 사진인데요, 자연이 참 멋지죠. 잭슨홀 미팅은 정책 당국자들이 휴가를 겸하여 논의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어요.
잭슨홀 미팅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Fed 의장 제롬 파월의 스피치일 겁니다. 미국의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할 수 있는 내용이라 좋았어요.
우선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많이 내려와서, 최근 12개월 기준 2.5%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Fed의 목표 인플레이션인 2%에 거의 닿은 상황이에요.
고용은 다소 불안정했습니다. 실업률은 여전히 역사적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인 4.3%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용 둔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실업률은 설문 조사를 토대로 작성되는 후행 지표인데요, 여기에 계절 보정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4.3%라는 값보다는 시계열 추세를 봐야 하는 지표예요. 파월은 지난 1년간 실업률이 꾸준히 높아졌다고 말했는데요, 여기에는 실제 실업률은 4.3%라는 수치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미국의 경제가 순항 중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였고요. 이는 고용이 다소 불안정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활동이 활발하므로 아직은 괜찮다는 의미로 보이며, 기업이 추가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실업률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Fed는 보는 듯합니다.
위 내용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고용 둔화가 뚜렷이 관찰되는 상황이라 완화 정책을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 대비 50bp 높은 2.5%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즉시 완화 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라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게 적절해 보입니다.
COVID-19에 대응하며 Fed가 사용한 인플레이션 억제책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는데요, 노동자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기업에게 고용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친 점이 눈에 들어오네요.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금리 인상으로 인상일 거고요. 따라서 현재의 실업률 상승은 COVID-19를 벗어나며 시작된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고금리 시기가 이어지는 한 기업은 여전히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할 듯합니다.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 실업률 상승은 관찰되고 있으나, 역사적 평균 대비 여전히 낮음
- 추세적으로 실업률은 다소 불안
- 기업은 고용을 하기 어려운 상황 (고금리)
- 경제는 순항 중
- 인플레이션 거의 잡힘, 12개월 2.5%
Fed는 아직은 데이터 변화를 더 관찰하다가 액션을 취해야 할 상황이 되면 빠르게 움직일 생각으로 보이고요.
말미에 “목표 인플레이션 2%가 정말 맞는 거냐?”라는 뉘앙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요, 잭슨홀 미팅에서 중요한 이야기는 거의 안 하는 편이니 (파월은 가끔 하지만) “요 주제로 한동안 논의해 봐라~”라는 메시지로 읽었습니다. 핫한 주제다 보니 다들 논의하다 보면 시간은 흐를 거고, 그 사이에 실업률 등 여러 경제 지표가 갱신되며 Fed가 적절한 액션을 취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니까요. 실제로 목표 인플레이션 수치를 바꾸자는 얘기는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잭슨홀 미팅이잖아요, 휴양과 겸해서 진행하는.
9월 FOMC에서 Fed 단기채 금리를 내릴지 말지는 투자에서 중요한 얘기는 전혀 아니긴 합니다만, 굳이 예상해 보자면 저는 9월 FOMC에서 단기채 금리 안 내릴 것 같습니다. 물론 글로벌 컨센서스는 9월 FOMC에서 단기채 금리 내린다는 거고, 저도 그런 상황은 압니다만, 미팅 내용만 봐서는 안 내린다에 더 가까워 보여서요.
인플레이션이 2%에 붙거나 (지금은 50bp나 높음), 실업률이 더 높아지거나, 경제의 생산성 지표가 꺾여야 금리를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Fed는 수치가 있어야 움직이니까요.
중요한 건 이제 인플레이션 시대도 끝이 보인다는 거고, Pre-COVID-19 경제로 복귀하고 있다는 거라 생각해요. 9월 FOMC에서 금리를 내리냐 마냐는 부동산 투자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고, “머지않아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상황에 진입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스피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Pre-COVID-19 시대로의 복귀, 즉 “END OF COVID-19″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피치 라이브 영상과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speech/powell20240823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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