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고 있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경제와 노동 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배경입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경제의 불황에 따른 후속 이벤트입니다. 경제가 나빠지고 고용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어 유동성을 공급하죠. 경기 하락과 고용 둔화는 기업에게는 적신호입니다. 그래서 이런 시기에는 기업의 주가가 양극화됩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실적도 악화되는 기업은 주가가 떨어지고,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호조인 기업은 낮아지는 금리로 인해 더욱 상승하게 됩니다.
반면 부동산은 레버리지가 큰 자산이라 금리 인하 시기가 극심한 불황이 아닌 이상 잠깐의 조정 이후 되려 상승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황은 체력이 약한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고, 낮아지는 금리는 잘 나가는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도울 것이며, 부동산은 이 모든 과정에서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로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7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시기에도 우리나라의 주택 부동산은 잠깐의 영향을 받은 후 2년 가량 상승했습니다. 이어지는 하락기는 강남권역, 정확히는 송파 외곽 지역과 세곡, 내곡, 자곡, 포이 (개포) 및 뉴타운을 통한 상품성 높은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었기 때문이라 보는 게 타당합니다. 이 시기에는 지난 상승기 때 논의되었던 토지임대부 주택 또한 폭넓게 공급되어, 강남의 입지에 초저가의 주택이 들어섰거든요. 강남에 정부의 힘으로 2억 대의 집이 공급되니 시장이 버텨 낼 수가 없었던 겁니다.
위 기사 (A Fed Rate Cut Is Finally Within View – The Wall Street Journal)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이제 점차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당장 7월에 금리를 인하하느냐, 아니면 9월이나 그 이후에 하느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금리 인하가 현실에 한걸음 더 다가왔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앞서 금리 인하는 주로 경기 불황이 우려되는 경우 사용하는 장치라 말씀 드렸는데요, 미국과 한국의 경제 상황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죠.
미국의 경제는 견조합니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고요. 언론에서는 한국 경제가 나쁘다고 합니다만, 저는 한국 경제의 불황은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산업 별로 편차는 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작년도에 고유가 & 고금리 적응을 마쳤습니다. 충분히 대응해서 반도체, 조선, 자동차, 의료, 화장품 등은 이미 수출 실적이 전고점을 넘어섰어요. 내수는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수출 주도 경제인 만큼 내수 개선에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의 시장금리 또한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Fed 단기채 목표 이자율)은 연 5.5%이고,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입니다. 200bp (1bp = 0.01%p)의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죠.
이미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큽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린다 하더라도 한국이 기준금리를 무조건 내린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 한국의 “시장금리”는 하락할 겁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한국의 경제가 견조한 상태에서 시장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입니다. 이 상황은 부동산 (특히 주택), 주식 등 다양한 자산군의 가격 상승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견조한지, 한국의 수출이 계속해서 성장하는지 꾸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수요를 봅시다. 먼저 주식을 봅시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은 수요의 편차가 큽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서 좋은 기업이 있을 것이고, 안 좋은 기업도 있을 겁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한국의 환율도 조금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수출 기업에는 일부 악영향이 있을 수도 있으나, 작년에 된통 당해둔 터라 환헤지를 해 둬서 대기업은 큰 이슈 없을 것 같습니다. 대신 기준금리 하락을 통해 증가하는 소비 수요가 수출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미국의 경제가 견조하니까요. 즉 수출 기업 중 경쟁력 있는 기업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겁니다. (참고: 미국 경제가 안 좋은데 금리가 내려가면 불황의 심화입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를 계속 봐야 합니다. 한국 경제는 미국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국내 건설업체, 특히 HDC현대산업개발과 같은 디벨로퍼 성향의 건설업체도 금리 인하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부동산 PF (Project Financing) 조달이 수월해지고, 경제가 견조한 상황에서의 금리 인하는 소비 촉진을 야기하니까요. 그런데 이 주식 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주식 추천 아니에요.
반면 고려신용정보와 같은 곳은 악영향을 받겠죠. 경제가 견조한데 금리가 낮아진다는 건 추심할 대상이 줄어든다는 의미니까요.
이렇게 주식은 금리 인하에 따라 수요의 변화가 큽니다. 기업이 잘 안될 것 같으면 자금을 회수해서, 큰 폭으로 주가가 떨어지기도 하고요. 기업이 잘 될 것 같으면 자금을 과하게 태워서 과열시키기도 합니다.
주식은 기업에 대한 투자이고, 투자 수요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택 부동산의 수요에는 강제성이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얼마가 되든 사람들은 집에 거주해야 합니다. 높은 금리로 매매를 하든, 전세 대출을 하든, 아니면 예금 들 돈으로 전세 보증금을 내는 식으로, 어떻게든 거주를 해야 합니다. 주식에 비해 수요가 훨씬 안정적입니다. 경기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주택 부동산 수요는 강제성이 있다는 거죠.
이러한 특성으로, 부동산은 금리 인하 시기에 잠깐의 조정을 거치더라도 결국에는 상승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수업에서 배운 조건을 만족하는 주택 중심으로 상승하고요. YAC 전략으로 접근하는 지역은 이 시기에 입지의 등급이 한차례 높아지기도 합니다. 지난 상승장의 이문휘경뉴타운, 청량리 인근, 당산동, 가재울 뉴타운, 판교, 광교를 떠올려 보세요.
주택 부동산 투자는 대외 상황과는 거리를 조금 멀리 두고, 부동산의 본질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주택 부동산의 본질인 수요의 3요소: 직장/교육/교통, 그리고 디테일한 상품성이고요. 이게 전부입니다.
본질에 집중해서 함께 좋은 성과 내어 봅시다.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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